마그네슘 부족 신호 5가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 않고, 다리에 쥐가 자주 나고, 괜히 예민해지는 날이 많아졌던 시기가 있었어요. 저는 그냥 나이 탓이려니 했습니다. 30대 중반이 되면 다 이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어쩌다 혈액검사에서 마그네슘 수치가 낮게 나왔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점들이 연결됐어요. 그 증상들이 다 마그네슘 부족과 연관이 있었던 겁니다.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서 300가지 이상의 효소 반응에 관여하는 미네랄이에요. 근육과 신경 기능, 혈당 조절, 단백질 합성, 뼈 건강까지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데 현대인의 식단에서 마그네슘은 만성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성인의 마그네슘 평균 섭취량은 권장량의 70% 수준에 그쳤습니다. 세 명 중 한 명은 부족하다는 얘기예요.

신호 하나,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난다

밤에 자다가 갑자기 종아리가 뭉치면서 깨본 경험, 꽤 많으시죠. 이걸 운동 부족이나 수분 부족 탓으로만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마그네슘 부족도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마그네슘은 근육이 수축한 후 이완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해요. 칼슘이 근육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마그네슘은 반대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서 경련이 쉽게 일어나는 거예요.

임산부나 고강도 운동을 자주 하는 분들에게 다리 쥐가 잦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임신 중에는 마그네슘 수요가 증가하고, 운동 중에는 땀으로 마그네슘이 빠져나가거든요. 마그네슘 보충 후 다리 쥐가 줄었다는 경험담이 많은 건 우연이 아닙니다.

신호 둘, 이유 없이 예민하고 불안하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짜증이 올라오고, 작은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불안감이 잦아진다면 마그네슘 수치를 한번 의심해볼 만합니다. 마그네슘은 신경계 조절에 깊이 관여하는데, 특히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HPA 축과 연관이 있어요.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더 쉽게 분비되고, 신경이 과활성화되는 경향이 생깁니다.

2017년 영양학 저널에 실린 메타분석에서 마그네슘 보충이 불안 증상 완화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물론 불안장애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 만큼 마그네슘 하나로 해결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평소 예민함이 심하고 식단에서 마그네슘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면 연관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도 마그네슘을 보충하기 시작하고 한 달쯤 지나서 확실히 느낀 게 있어요. 별거 아닌 일에 울컥하거나 과도하게 반응하는 빈도가 줄었거든요. 플라세보 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뭐든 간에 효과는 있었습니다.

신호 셋, 잠은 자는데 피로가 안 풀린다

수면의 양보다 질이 문제인 경우가 있어요. 마그네슘은 수면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수면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GABA는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인데,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GABA 수용체 기능이 떨어져서 깊은 잠에 들기 어려워집니다.

2012년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서 마그네슘을 보충한 고령자 그룹이 대조군보다 수면 효율, 수면 시간, 아침 코르티솔 수치 모두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어요. 고령자 대상 연구이긴 하지만, 마그네슘이 수면 질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과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잠을 8시간 자도 피곤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유독 힘들다면 수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마그네슘 부족으로 깊은 수면 단계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는 게 원인일 수 있어요. 수면제나 수면 보조제보다 마그네슘을 먼저 체크해보는 게 순서일 수 있습니다.

신호 넷, 변비와 눈 떨림이 잦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경험, 피곤하거나 카페인을 너무 많이 마셨을 때 생긴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맞는 말이기도 한데, 마그네슘 부족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눈 주위 근육을 포함한 작은 근육들의 불수의적 경련이 마그네슘 결핍 때 흔하게 나타나거든요.

변비와의 연관성도 있어요. 마그네슘은 장 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마그네슘 성분이 들어간 변비약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을 정도예요.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장 근육 수축이 약해지고, 변비가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변비약 없이는 해결이 안 된다는 분들 중에 마그네슘 보충 후 개선됐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신호 다섯, 두통이 자주 온다

편두통과 마그네슘의 관계는 연구가 꽤 많이 쌓인 분야예요. 편두통 환자들의 혈중 마그네슘 수치가 일반인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발표됐고, 2012년 미국두통학회는 마그네슘 보충을 편두통 예방 요법 중 하나로 공식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마그네슘이 뇌 혈관 수축을 조절하고 신경 과활성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두통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수면 부족, 스트레스, 자세 문제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죠.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두통이 자주 반복된다면,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다른 신호들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면 마그네슘 수치를 한번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아몬드, 시금치, 두부, 검은콩, 아보카도, 통곡물 등이 있어요. 식품으로 충분히 섭취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보충제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 보충제는 종류마다 흡수율이 달라요. 산화마그네슘은 흡수율이 낮고 설사를 유발하기 쉬운 반면, 글리시네이트나 말레이트 형태가 흡수율이 높고 위장 부담이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피로나 나이 탓으로만 돌리기 전에, 한번쯤 마그네슘을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미네랄 하나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곳에 관여하고 있다는 게, 저는 아직도 좀 놀랍습니다.

마그네슘 보충제는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한국영양학회 기준 성인 마그네슘 권장 섭취량은 남성 350mg, 여성 280mg입니다. 보충제로 섭취할 경우 일반적으로 하루 200~400mg 범위에서 시작하는 게 안전해요. 너무 많이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이 생길 수 있으니 처음에는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서 몸 반응을 보는 게 좋습니다.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 상담 후 복용해야 합니다.

마그네슘 수치는 일반 혈액검사로 알 수 있나요?

일반 건강검진에는 마그네슘 검사가 기본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따로 요청해야 검사가 가능합니다. 다만 혈청 마그네슘 수치는 체내 전체 마그네슘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요. 몸속 마그네슘의 99%는 세포 내와 뼈에 존재하고, 혈액에는 1%만 있거든요. 수치가 정상으로 나와도 실제로는 부족한 경우가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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