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6주 해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랬다
2023년 여름이었어요. 주변에서 저탄고지 얘기가 자꾸 들려오는 거예요. 직장 동료가 두 달 만에 8킬로를 뺐다고 하고, 유튜브 알고리즘은 매일 키토식단 영상을 밀어넣고. 결국 저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시작하기 전에 꽤 오래 찾아봤어요. 좋다는 말도 많고 위험하다는 말도 많고, 정보가 너무 많아서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6주만 해보고 직접 판단하자 싶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효과는 있었어요. 근데 제가 기대했던 방식과는 달랐고,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저탄고지를 고민 중인 분들이 인터넷에서 보는 후기들은 대부분 성공 스토리거나 완전 실패 스토리인데,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탄고지가 뭔지, 오해부터 풀고 가자
저탄고지는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식이요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탄수화물 섭취를 20~50g 이내로 제한해요. 밥 한 공기가 약 60g이니까, 밥을 아예 끊거나 극소량만 먹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대신 고기, 생선, 달걀, 치즈, 견과류, 버터, 올리브 오일 같은 지방과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먹습니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줄이면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을 분해해서 만든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케토시스 상태에 들어가요. 이 상태가 되면 체지방이 연료로 직접 사용되기 때문에 체지방 감소가 일어나는 거죠. 원리는 꽤 명확합니다.
오해가 많은 부분은 지방을 많이 먹으면 심혈관에 나쁘지 않냐는 거예요. 포화지방과 심혈관 질환의 관계는 지금도 영양학계에서 논쟁 중인 주제입니다. 2020년 미국심장협회는 여전히 포화지방 제한을 권고하는 반면, 일부 연구에서는 저탄수화물 식단이 오히려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중성지방을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어느 쪽이 완전히 옳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1~2주차, 키토 플루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시작하고 사흘째 되던 날, 머리가 깨질 것 같았어요. 두통에 피로감에, 몸이 무겁고 집중이 안 되고. 처음엔 뭔가 잘못됐나 싶었는데, 찾아보니까 키토 플루라는 현상이었습니다. 탄수화물을 갑자기 끊으면서 몸이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에요.
키토 플루가 오는 이유 중 하나가 전해질 불균형입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인슐린이 낮아지고, 인슐린이 낮아지면 신장에서 나트륨 배출이 증가해요. 나트륨이 빠지면서 수분과 함께 마그네슘, 칼륨도 같이 나가는 거죠. 그래서 저탄고지 초반에는 전해질 보충이 중요한데, 이걸 모르고 시작하면 첫 주에 거의 누워 있게 됩니다.
저는 5일째부터 소금을 의도적으로 더 먹고, 마그네슘 보충제를 추가했어요. 신기하게도 그다음 날부터 증상이 많이 줄었습니다. 키토 플루가 무서워서 저탄고지를 포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해질 보충만 제대로 해도 첫 주를 훨씬 수월하게 넘길 수 있어요.
2주차가 되자 몸이 적응하기 시작했어요. 두통이 사라지고,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왔습니다. 이게 케토시스가 안정적으로 시작됐다는 신호라고 하더라고요. 오전에 커피 한 잔 마시고 점심까지 전혀 배가 고프지 않은 날도 생겼어요. 탄수화물을 먹을 때와는 다른 포만감이었습니다.
3~4주차, 숫자가 바뀌기 시작했다
2주가 지나고 처음 체중을 쟀을 때 3.2킬로가 빠져 있었어요.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근데 이건 착시가 있어요. 저탄고지 초반의 급격한 체중 감소는 상당 부분 수분 손실입니다.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될 때 물을 함께 붙잡아두거든요. 탄수화물을 끊으면 글리코겐이 소모되면서 그 물도 같이 빠져요. 1킬로그램의 글리코겐에 약 3킬로그램의 물이 결합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탄고지 시작 후 첫 2주의 체중 감소는 실제 지방 감소보다 과장되어 보일 수 있어요. 3주차 이후부터가 진짜 체지방 감소가 시작되는 구간입니다. 저는 4주 차에 체성분 검사를 했는데, 체지방이 1.9킬로 줄고 체수분이 1.4킬로 줄어 있었어요. 전체 체중은 4킬로 이상 빠진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지방은 그것보다 적었습니다.
에너지 수준은 확실히 달랐어요. 점심을 먹고 나서 오는 오후 2~3시의 졸음이 거의 없어졌거든요. 밥을 먹으면 항상 오후에 졸렸는데, 저탄고지를 하면서 혈당 스파이크가 없어지니까 식후 급격한 혈당 하강도 없어지고 에너지가 훨씬 일정하게 유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힘든 것들이 더 많았다
6주를 채웠지만 내내 즐겁지는 않았어요. 가장 힘든 건 사회생활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저탄고지를 하면 밥을 못 먹는다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 실감해요. 회식 자리에서 밥이랑 면을 피하고 고기만 먹고 있으면 왜 밥을 안 먹냐는 질문이 꼭 나와요. 설명하기도 귀찮고, 분위기 맞추려고 탄수화물 조금 먹으면 그날 케토시스가 깨지고.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지쳐요.
변비도 생각보다 심했습니다. 식이섬유를 채소로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탄수화물을 줄인 것만큼 장 운동이 느려질 수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을 초반에 간과했다가 꽤 고생했습니다. 저탄고지를 할 때 채소 섭취는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늘려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운동 수행 능력도 초반에 떨어졌어요. 평소 들던 중량이 3~4주 동안 잘 안 들렸고, 고강도 운동에서 버티는 시간이 짧아졌습니다. 케토시스 상태에서 고강도 운동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건 연구로도 확인된 현상이에요. 지구력 운동에는 적응이 되면 오히려 유리할 수 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단시간 고강도 운동에는 탄수화물이 유리합니다.
6주 후, 그래서 계속할 건가
6주가 끝나고 저는 저탄고지를 중단했어요. 단기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6주 동안 체지방이 약 2.8킬로 줄었고, 혈당 수치가 안정됐고, 오후 졸음이 사라졌어요. 근데 한국에서 이 식단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게 저한테는 현실적으로 너무 불편했습니다.
지금은 완전한 저탄고지 대신 탄수화물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밥을 반 공기로 줄이고, 면류는 빈도를 낮추고, 간식에서 탄수화물을 빼는 정도. 완전한 케토시스 상태는 아니지만, 혈당 안정과 에너지 수준 유지라는 효과는 어느 정도 유지됩니다. 저탄고지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서 식단 전체를 보는 눈이 바뀐 게 6주가 남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아요.
저탄고지는 분명히 효과 있는 식이요법이에요. 근데 모든 사람에게 맞는 방법은 아닙니다. 사회생활이 많고 한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환경이라면 완전한 키토식단을 유지하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요. 시작 전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얼마나 맞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게, 6주를 버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저탄고지 중에 과일은 먹으면 안 되나요?
엄격한 키토식단에서는 과일 대부분이 제한됩니다. 과일에는 과당이 많아서 탄수화물 제한 범위를 쉽게 초과하거든요. 베리류, 특히 블루베리, 딸기, 라즈베리는 상대적으로 당 함량이 낮아서 소량은 허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바나나, 포도, 망고처럼 당이 높은 과일은 케토시스를 깨뜨릴 수 있어서 초반에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탄수화물을 20g 이내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면 하루 섭취하는 모든 탄수화물을 합산해서 관리해야 해요.
저탄고지 중단 후 요요가 심하게 오나요?
중단 직후 체중이 다소 늘어나는 건 대부분 수분이 다시 채워지는 현상입니다. 진짜 지방이 다시 찌는 게 아니에요. 다만 저탄고지를 하면서 줄었던 식욕이 탄수화물을 다시 먹으면서 올라올 수 있어서, 식사량 조절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면 요요가 올 수 있습니다. 중단 후에는 탄수화물을 급격하게 늘리기보다 서서히 늘리는 게 체중 유지에 유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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